facebook twitter
플랜다스의 계에 참여해주신 회원님들의 많은 참여를 환영합니다.

前다스 경리팀장·총무직원 등 "이상은은 '바지회장'..MB에 A3 용지로 경영보고"

"MB '140억 받을 수 있는 거야?' 물어..BBK·내곡동 특검 때 증거인멸 시도도"
첫 공판 기다리는 MB (서울=연합뉴스) 한상균 기자 =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. 2018.5.23 xyz@yna.co.kr

(서울=연합뉴스) 송진원 고동욱 기자 =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정식 재판에서 검찰이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가 이 전 대통령 소유라는 결론을 뒷받침할 그간의 수사 결과를 집중적으로 공개했다.

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것은 이 전 대통령이 받는 비자금 조성 등 횡령 혐의, 삼성의 소송비 대납 뇌물 혐의, 각종 직권남용 혐의 등의 전제가 된다.

검찰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(정계선 부장판사)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1회 공판에서 서류 증거 조사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주인이라고 판단한 수사 결과들을 제시했다.

다스의 경리팀장을 지낸 채동영씨, 전직 다스 총무팀 직원인 김모씨,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운전기사였던 김종백씨가 검찰 조사에서 내놓은 진술이 이날 공개됐다.

검찰에 따르면 채동영씨는 참고인 조사에서 "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경영상황을 보고받는 것을 여러 차례 직접 목격했다"고 진술했다.

채씨는 실제로 자신이 경리팀에 재직하는 동안 연말에 한 차례 이 전 대통령을 위해 A3 용지에 경영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직원들과 함께 작성했다고 진술했다. 이 전 대통령이 크게 출력해 보는 것을 좋아해서 A3 용지를 이용했다고도 했다.

검찰은 김성우 전 다스 사장 등도 이 전 대통령에게 다스 경영 현안을 수시로 보고했고, 비자금 조성 지시도 직접 받았다는 진술을 했다고 부연했다.

MB 출석 (서울=연합뉴스) 한상균 기자 =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. 2018.5.23 xyz@yna.co.kr

채동영씨는 또 김경준 전 BBK 대표를 상대로 한 다스의 140억원 투자금 반환 소송 상황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진술도 했다. 김 전 사장의 지시로 만든 보고서의 타이틀에는 '회장님께'라는 문구가 있었다고 채씨는 검찰에서 말했다.

아울러 이 전 대통령이 140억 반환 문제와 관련해 서류에 사인하며 김백준 전 총무비서관에게 "사인하면 140억 받을 수 있는 거야?"라고 윽박지르듯 이야기하는 것도 직접 목격했다고 채씨는 진술했다.

전직 다스 직원인 김모씨는 "(다스에)이상은 회장이 영입한 인사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역할이 없었고, 사실상 '바지회장'이었다"며 "명의대여 명목으로 월급만 축내다가 차에 기름이 떨어지거나 용돈이 필요하면 가불해달라고 하는 등 아쉬울 때만 회사에 들렀다"고 검찰에 말했다.

이 전 대통령을 '왕회장'이라 지칭하며 김 전 사장이 주기적으로 경영을 보고했다는 내용도 김씨의 진술 조서에 담겨 있다.

검찰이 공개한 김씨의 진술 중에는 이 전 대통령의 딸 수연씨가 서울에서 다스 명의의 차량을 운행하다가 접촉사고가 나자 김윤옥 여사가 다스 사무실로 전화해 보험처리를 문의했다거나, 이 전 대통령 지시로 수연씨의 미국 비자 발급을 돕기 위해 다스에서 허위 재직증명서를 발급해줬다는 등의 내용도 기재돼 있다.

BBK 사건을 수사했던 특검이 압수수색을 나온다는 소식에 김 전 사장 지시로 사장실의 서류를 외부로 반출해 소각했으며, 자신도 관련 자료 폐기에 가담한 적 있다는 진술도 있었다.

'뇌물·횡령' 이명박 첫 법정 출석 (서울=연합뉴스) 이지은 기자 =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. 2018.5.23 jieunlee@yna.co.kr

이상은 회장의 운전기사이던 김종백씨는 2007년 대선 전후의 검찰·특검 수사 외에 2012년 내곡동 특검에 대비해서도 증거인멸이 있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.

김씨는 특히 내곡동 특검 당시에는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미리 압수수색에 대한 정보를 받고는 이상은 회장의 컴퓨터 내용을 지우고 외부로 반출하는 등 증거인멸을 진두지휘했다고 폭로했다.

시형씨가 "오늘 오후 특검 압수수색이 들어올 테니 문제 될 만한 서류가 다 치워졌는지 다시 확인하라"고 지시했고, 그날 오후 실제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고 김씨는 설명했다.

그러나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공개한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맞섰다.

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채동영씨의 진술에 대해 "내용이 대부분 전해 들은 것이거나 추측성"이라며 "10년 전 경험한 사실을 정확히 진술한 건지, 추측한 건지 신빙성에 의문이 있다"고 지적했다.

다만 시간관계상 이날 공판이 종료됨에 따라 변호인은 채씨 외의 다른 이들의 진술에 대한 의견은 다음 기일에 밝히기로 했다.

sncwook@yna.co.kr

이메일 로그인

이메일 로그인